상설전시
실타래
조르지오
2008. 11. 8. 11:29
'졸리 각숑' 1시에 하는 것을 copy를 하려면, 여기서 12시에는 출발해야 하고, '자전거를 타고 싶은데' 자전거를 타고 갈 생각이라면, 11시 30분에는 출발해야 하고, 지금 당장 일어나서 머리도 감아야 하고, '철이네 칼국수도 먹고 싶은데', 그럴려면 자전거를 포기해야하고, '쌓아놓은 옷이며, 빨래도 하고 싶은데', '방 먼지도 닦고 싶은데', '제대로 하루를 살고 있는 것인지 계산도 해봐야 하는데', '누워서 자고 싶기도 한데', 문자가 왔다.
저녁 약속의 시간과 장소가 정해졌다.
어린아이가
실타래의 시작점을 찾으려고
이리저리 굴려보고, 잡아당겨 보다가
지쳐있을 즈음, 시작점을 발견하고
다시 몰입을 하는 습관을 닮았다.
시작점이 꽁꽁 숨어 있을 땐
버럭 신경질을 낸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3년 전에 줄줄이 있는 실들을
풀어지지 말라고 열심히 묶어
놓은 것일 때가 있다.
엉켜있는 실타래를 다 풀어내면
시원한 마음이 들던 어린 날이 있었다.
일부러 실타래를 엉켜놓고
던져 주던 아버지가 있었다.
실타래가 없으면
TV 뒤로 자주 가기도 했었고,
컴퓨터를 다 뜯어내기도 했었다.
인터넷이 생기고 나서부터
잡지도 쉽게 살 수 있게 되면서부터
볼 것이 너무나도 많아졌지만,
들을 것이 너무나도 많아졌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아무것도 듣지 못하는 기분이다.
인터넷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이렇게 퍼지면 좋은 글이 아닌데...'
하고 걱정하면서 문단을 지우려는 모습을
가로 막았다.
왠지 그런 습관이 지금 내 고통을 용의자 같았다.
육체가 도망치지 말고
생각이 우주까지 철로를 놓아야 한다.
3주 전에 무엇을 했는 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제 어떤 뜨거운 감정이 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과거는 기억이 나질 않고
내일은 수백만번도 바뀌고 있다.
받아들이는 것을 멈춰야 할지도 모른다.
검증해야 할 명제를 정리해야 겠다.
육체가 정지 해 버리기 전까지, 심장이 터져버리기 전까지, 모든 것들이 극한으로 달려가 나를 뒤집어 놓을 수 있도록 배경을 설정해보자.
에르하르트는 생각하는 나로부터 멀어지고 나를 바라봐야 한다고 했지만. 일단 나는 좀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
11시 20분
적어도 이제는 샤워를 해야한다.
황금어장 덕분에, 황석영씨 책들이 읽고 싶어졌다.
지난 주에, 화를 참지 못하고 벽에 주먹질 하다가, 손 등에 난 상처 딱지가 보기가 흉해졌다.
글을 좀 더 쓰고 싶다.
마음에 드는 깔끔한 글을 쓰고 나면, 엄청난 기분이 든다. 그러나 지금은 찢어버리고 싶은, 차라리 안 쓴만 못하는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글이다.
이럴 때가 되면
쇼펜하우어가 '글을 쓰기 위해 생각하는 자'에 대한 비판의 글이 머리에 떠오른다. 이런건 진짜 짜증나는 일이다.
왜냐하면 나는 글을 쓰기 위해 생각하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런 글은, 빠져들어서 24시간 편집해서 10분짜리 만들어 놨는 데, 재미가 하나도 없을 때 느끼는 짜증과 비슷하다.
짜증이 나지만, 죨리 각숑 녹화는 일요일에도 할 수 있지만, 오늘 1시에 꼭 해 둬야 할꺼 같다. 진짜 샤워를 해야겠다.
*
실타레의 예명은 실타래다.
저녁 약속의 시간과 장소가 정해졌다.
어린아이가
실타래의 시작점을 찾으려고
이리저리 굴려보고, 잡아당겨 보다가
지쳐있을 즈음, 시작점을 발견하고
다시 몰입을 하는 습관을 닮았다.
시작점이 꽁꽁 숨어 있을 땐
버럭 신경질을 낸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3년 전에 줄줄이 있는 실들을
풀어지지 말라고 열심히 묶어
놓은 것일 때가 있다.
엉켜있는 실타래를 다 풀어내면
시원한 마음이 들던 어린 날이 있었다.
일부러 실타래를 엉켜놓고
던져 주던 아버지가 있었다.
실타래가 없으면
TV 뒤로 자주 가기도 했었고,
컴퓨터를 다 뜯어내기도 했었다.
인터넷이 생기고 나서부터
잡지도 쉽게 살 수 있게 되면서부터
볼 것이 너무나도 많아졌지만,
들을 것이 너무나도 많아졌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아무것도 듣지 못하는 기분이다.
인터넷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이렇게 퍼지면 좋은 글이 아닌데...'
하고 걱정하면서 문단을 지우려는 모습을
가로 막았다.
왠지 그런 습관이 지금 내 고통을 용의자 같았다.
육체가 도망치지 말고
생각이 우주까지 철로를 놓아야 한다.
3주 전에 무엇을 했는 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제 어떤 뜨거운 감정이 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과거는 기억이 나질 않고
내일은 수백만번도 바뀌고 있다.
받아들이는 것을 멈춰야 할지도 모른다.
검증해야 할 명제를 정리해야 겠다.
육체가 정지 해 버리기 전까지, 심장이 터져버리기 전까지, 모든 것들이 극한으로 달려가 나를 뒤집어 놓을 수 있도록 배경을 설정해보자.
에르하르트는 생각하는 나로부터 멀어지고 나를 바라봐야 한다고 했지만. 일단 나는 좀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
11시 20분
적어도 이제는 샤워를 해야한다.
황금어장 덕분에, 황석영씨 책들이 읽고 싶어졌다.
지난 주에, 화를 참지 못하고 벽에 주먹질 하다가, 손 등에 난 상처 딱지가 보기가 흉해졌다.
글을 좀 더 쓰고 싶다.
마음에 드는 깔끔한 글을 쓰고 나면, 엄청난 기분이 든다. 그러나 지금은 찢어버리고 싶은, 차라리 안 쓴만 못하는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글이다.
이럴 때가 되면
쇼펜하우어가 '글을 쓰기 위해 생각하는 자'에 대한 비판의 글이 머리에 떠오른다. 이런건 진짜 짜증나는 일이다.
왜냐하면 나는 글을 쓰기 위해 생각하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런 글은, 빠져들어서 24시간 편집해서 10분짜리 만들어 놨는 데, 재미가 하나도 없을 때 느끼는 짜증과 비슷하다.
짜증이 나지만, 죨리 각숑 녹화는 일요일에도 할 수 있지만, 오늘 1시에 꼭 해 둬야 할꺼 같다. 진짜 샤워를 해야겠다.
*
실타레의 예명은 실타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