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설전시

11년 전의 토요일

조르지오 2008. 12. 13. 16:07

수업시간 달팽이를 늘 모창하던 나는 패닉 2집을 샀다.
워크맨, 도서관으로 가는 버스, 조심스럽게 펼치는 앨범 자켓.
나는 도서관에서 일찍나와 집까지 2시간이 넘는 거리를 걸어간다.
패닉 2집을 산 그날도 일찍 나와 길을 걸었다.
8분짜리 불면증을 처음 들을 떄의 그 난해함이란.
그때는 테입 하나를 사면, 자의에 의해서이건
타의에 의해서이건, 줄 곧 그것을 들을 수 밖에 없었다.

난 패닉을 좋아했었다.

재미있게도, 베로니카는 이승환을 좋아했고,
휘는 넥스트를 좋아했고,
벰양은 윌스미스를 좋아했었다.

다들 자우림도 이소라도 김현철도 전람회도 좋아했었고,
(중딩들 취향 참 고상야릇하다)
NOW3 집을 싫어하진 않았지만

뭐랄까, 나는 이 가수를 좋아한다는 것은
자기를 표현하는 무엇인가였을까?

그 때는 그러고 보면 인터넷도 제대로 없었던 거 같다.
삐삐가 생겨났고, 우리는 싸이월드 대신, 스포츠 리플레이와 스톰의 모델들을 오려붙인
다이어리를 돌려보곤 했었다.

중 3 때는 CD 플레이어를 가지고 있었고
김동률 1집은 CD로 샀었고,

고 1 때 침대 옆에는 이적 1집 포스터가 붙어있었고,
고 1 때 노래방에서 언제나 카니발의 그땐 그랬지를 불렀고

카니발 TAPE을 샀던거 같은데.
아주 오랬동안 들었던 그 앨범.

결론은, 지금 콘서트 가기전 연습을 하고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