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Berlin

SUNDAY BERLIN

조르지오 2009. 1. 6. 09:22
 
일요일이 가장 의미가 있던 시대는, 아침 8시 즈음 볼 수 있는 만화를 기다릴 때 였다.

"TIP" 2009 in berlin
토요일 밤에는 여진이가 왔다. 두 달동안 서울에서 지내기로 했다. 이태원역에 내린 여진이를 마중나갔다. 여진이와 나란히 걸으면서, 익숙해 진 이태원의 사람들과 풍경을 여진이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무엇인가를 훌쩍 넘어서서, 내 달음박질쳐 놓고, 모든 일상을 뻔하게 느끼고 있는 나 자신에게 역겨움을 느꼈다. 순수의 시대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지만, '찾아 길을 걷는 자'의 정신까지는 잃고 싶지 않았었다. 그러나 무엇인가가 나를 같은 존재로 만들어 놓고 있었다. 그것들을 마주해야 하는지, 피해야 하는 지는 아직도 미지수였다.  

'혼란기' 2009 in berlin
요즘, 뭔가 하고 싶은 것, 알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이 없어져 버렸다.
굳이 있어야 하는 것들이 아니긴 하지만, 바보가 되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유행하는 사진 다이어리 내용물 따라하기' 2009 in berlin

다시, 사진기를 들었다. 글을 쓰기 시작한다.
모든 변명을 금지한다.   


 
'sunday pancake' 2009 in berlin
사진기와 블로그에 글쓰기를 멈추었던 것은, 과거의 그 적당함을 용납할 수 없는, 약 1년 동안 일터에서 훈련이 된 '내'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문장과 문장 사이의 공백에 들어 있는 호흡, 사진의 온도, 포토샵을 사용할 수 있음에 대한 더 나아질 수 있음에 대한 인식이 생겨난 이후로, 쉽게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아는 누구처럼.

'경계에 선 깃' 2009 in berlin

지금은 9시 15분, 벌써 이 페이지에 머무른지 한시간여가 되는 듯 한다. 그러나 실제로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의 앞머리 조차 보여내지도 못하고, 남들이 궁금해 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주절거렸으며, 사진의 톤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거기에 게다가 왼쪽 어깨까지 결려오기 시작했고, 11일, 27일 스케쥴이 아직도 조정이 되지 않아서, 화가 나기도 한다. 오늘은 아무에게도 웃어주고 싶지 않은 날이다. 나쁜 사람이고 싶은 날이다.

'강' 2009 in berlin

 
2009년에는 나쁜 사람이 될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