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신경숙
조르지오
2009. 7. 9. 02:48
그래도 유명인인 것을
그 자리에 늦게 도착하며 걱정했던 건
평일 오후
그 아무리 유명인인 것을
얼마나 사람이 자리를 매워 줄 것인가? 하는
어린 걱정이였다.
이 사진은 남자를 찍은 것이 아니였다.
가운데 남자의 오른쪽에 샴처럼 붙은 저 아주머니는
문학열람관, 즉 2열람실의 사서이다.
3시에 도착해서 자리가 없는 것에
3시에 도착했지만 아직 시작하지 않은 것에
쓰인 마음보다.
시간이 생겨, 문학열람관에 책을 잽싸게 반납하고
다시 빌릴 때, 그녀가 그 자리를 지켜야 하는 것에 아쉬움을 느끼는 마음이 더 컸었다.
그러다 뒷자리에 털썩 앉아 듣던 중에
그녀가 나타났다.
그 반가움과, 그 다행스러움은
좋은 것이였다.
오래 자리를 지킬 수는 없었지만
지긋이 얘기를 듣던 그녀는
지긋이 다시 자기의 자리로 돌아갔을 것이다.
그날, 신경숙씨에게 질문한 남자는
"아빠를 부탁해"를 제안한다.
아빠는 이제 어쩔련가?
2009
남산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