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magazine

MAGNUM

조르지오 2009. 8. 24. 11:12







한창, 매그넘에 빠져있던 것도
어느새 여름으로 넘어가버리고
2년의 시간은 한 여름 밤의 꿈처럼
뒤안으로 물러나가며.
이제 꾸역꾸역 한자를 밤새 울면서 외워서 벌벌 떨면서 시험을 보던
그런 곳으로 돌아가야하는데
돌아가는 것이 신나지가 않으니
아직 때가 아니거나.
가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말 한마디가 조심스럽다.

일등을 할 것인가, 꼴지를 할 것인가
백점을 맞을 것인가. 대충 아는 만큼 맞을 것인가.
시험을 볼 것인가, 말 것인가
대학을 갈 것인가. 말 것인가
숙제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발표를 제대로 할 것인가, 대충 할 것인가.
그 어떤 것도 선택할 수도. 생각할 수도 없어
미친듯이 살아내왔다.

그러나 사실, 막상 중요했던 그 순간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실컷해서
어쩌면 나를 아주 많이 바꿔두었을지도 모르는 
서울대 타이틀을 놓쳐버렸지.

아직도 그 생각이냐?
이런 과거지향적인 철지난 사무라이 같으니라고.
발끈.

무시하자.

아무튼. 그런 식으로. 앞으로는
6개의 당첨 숫자 중에서 4개가 이미 나에게 알려져 있고
그 중 2개는 약간의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인생최대의 복권같은 것은 있는 거 같진 않다.

다시 초등학생이 되었다고 생각해버리면 쉬워지려나.
그때, 어떤 아주머니가 집으로 방문해서
대학입시문제에 초등학생 문제가 나온다면서
나란히 앉아 있는 나와 엄마에게 무엇인가
학습지를 판매하던 기억이 나는 데.
그리고 나서는 뭘 했더라?

8월 24일날 올려두었던 이 사진에 대한 글을 9월 16일 가을날에 다시 쓴다.
남산도서관에는 김래원이 근무를 하고 있다고 하고.
어쩐지 남산도서관은 약간 들떠있다.

주절주절 신세한탄은 그만 두고
돈은 필요하니까. 가장 효율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행위를 일단 해야 하는 거지.
은주말대로 어쩜 이런 당연한 생각을 하는 데 한 십오년쯤 걸린거지.

사진이나 찍으러, 갈 수있다면 우주까지 가고 싶어라.
아. 한량이여. 곧 찾으러 갈께...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