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오는 길에 와인을 샀다. 

2/3쯤 마시고 취했다. 

새벽에 친구네 술집에 가야지.

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간이가 말없이 퍽퍽 치더라. 

멘탈리스트를 5회 6회를 520원씩 결제를 하고 봤다. 

잠들기 전에는 김씨네 편의점을 봤던 거 같다. 

내 침대방 한 켠을 꽉 채운 프로젝트로. 올레티비에서 보내주는 각종 영상을 볼 일들이 많아졌다. 

다운 받기도 귀찮고. 프로젝트에 노트북을 연결하기보다. 셋탑박스를 연결하는 일이 조금 더 쉽다고.

이런다. 

조금이라도 쉬우면 그렇게 되는 거다.

새벽에 자꾸자꾸 인스타를 열었다 닫았다.

지워버렸다. 

그랬더니. 책상에 앉아서 필름을 정리한다.

방에는 알아듣기 힘든 세라비 어쩌고 저쩌고 무료 영화를 틀어놓았다. 

영화의 음악들은 늘 좋으니까. 

그랬더니. 이 곳에 사진을 올리고 있다. 드디어 그동안

한다 한다 말만 하다. 이렇게 쓰고 있다. 

되었다. 

오래된 필름도 파일철을 사서 끼우고 있다.

오늘 불꽃놀이는 누구랑 볼런지. 

몇일이나 인스타 다운로드 안 받을 수 있을지. 딱 하루만 참아보아요. 















보문사 :: 2018. 8. 10. 11:12 카테고리 없음


배가 너무 고프지만 

오죽하면 갈비집 사진을 올리고 있지만


참고싶다


내일 새벽 배민찬이 촤르륵 오면

상에 나만을 위한 아침을 상처럼 촤르륵 펼쳐서 


아주 맛있게 먹고 싶기 때문이다.


내일 아침이 벌써 냄새부터 맛있다아~

갈비냄새 꿈을 꾸겠네


오늘 글쓰기 수업에 온. 올. 모든 사람들이랑

비 내린 후 여름 늦은 저녁에 

동아리가 끝나고 갔던 뒷풀이처럼

다같이 갈비집에 가면 좋겠다.  


돼지갈비는 참 달짝지근한 것이 하얀 밥이랑 먹으면 

정말 맛있다. 


새벽 12시 54분 눈이 돼지갈비 사이에 낀 뼈조각처럼 감겨온다. 

달짝지근하게 잘 수 있을 거 같은 기분 좋은 월요일이다.


내일은 더 좋은 화요일이다.  


갈비집 :: 2018. 1. 23. 00:56 문방구



마구쓰기 아주 잎사귀가 마구 났다. 

오지게 멋있는 사진이다. 감독아저씨가 보냈다는데. 

요새 잘 나가는 아저씨라더니. 좀 멋지다. 

근데 막 쓰라니까 막 쓰는 데 막 써도 될지 무섭다. 에라 모르겠다. 

선생님 믿고 가는 거야~ 우라질 

화장실은 다녀왔는데. 가는 길에 문장이 떠오르고 떠오른 문장을 정리하고 있는 걸 보고 

이러면 안 되는데 싶어서 후다닥 들어왔다. 멈추지 않고 쓴다는 것. 무섭구나. 

아까 처음 떠오른 단어는 늙은 여자 였다. 그 다음 떠오른 문장은 

늙은 잎놈아 너는 왜 그렇게 멋지냐. 나는 이렇게 푸르른데. 너는 말라 비틀어진 것이 왜 그렇게 멋진 것이냐. 

내가 보는 너랑 네 옆의 내 친구를 보면. 말라 비틀어진 너만 이렇게 색이 명품 같은 거냐. 

이런 젠장. 왜 그런 거냐. 멈추지 말라는 데. 메리제인님이 다 썼다고 해서 잠시 멈칫 했다. 


이런 식의 토로 하는 글쓰는 기는 여기 까지만 쓰고. 나도 다시 써야지. 

다 지우고 싶은 글이다. 그래도 쓴다. 


말라야. 나는 싱싱한 푸름이야. 

말라는 왜 그렇게 말라서 몸이 잔뜩 꼬여있어?

나이가 들어서 그래. 

나이가 들면 너처럼 멋지게 되는 거구나. 

내가 멋지니? 

어 . 너는 우리와 다르게 굉장히 멋이 있구나. 

뭐가 멋지지? 

뭔가 다른 걸. 

다른 게 멋지니? 

네가 돋 보이잖아. 사진을 내민다. 

이 것봐 이 사진을 찍은 사람도 너를 가운데에 놓고 찍었잖아. 

네가 주인공인가봐. 

나도 주인공이 되고 싶어. 

왜 주인공이 되고 싶지?

돈도 많이 벌고. 사람들도 좋아해주고. 멋진 눈빛으로 봐주잖아. 

그게 주인공인가? 

뮤지컬 시카고 봤지? 거기 주인공이 두 명 있잖아. 

그렇지. 근데 너는 마마도 좋아하고. 그 남자 변호사도 좋아하잖아. 

맞아 그 극 중의 싫어하는 캐릭터는 불쌍한 셀로판 맨 뿐이지. 

그 사람은 왜 싫지? 

몰라 짜증이나 그 사람은 너무 착해. 바보야. 바보라서 화가나. 

그거에 네가 왜 화가 나는 건데? 

나도 모르겠어. 그 사람 생긴 것도 맘에 안 들어. 매번 뮤지컬에서도 그 사람은 그런 얼굴에 그런 몸무게야. 

그런 검은 긴 소매의 옷에 긴 통의 바지에 멋지지가 않아. 

너에게 멋이라는 건 뭐지? 

당당하고 솔직하고 신나는 사람. 나는 그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마마야

마마는 주인공이 아니 잖아. 

그러게 주인공은 아닌데 왠지 주인공 같은 걸. 굉장히 멋져. 마마는. 

나중에 르네젤위거가 인기가 있을 때. 르네젤위거 헤어스타일을 하고 뽐내는 표정을 하는 그 마마가 참 좋아. 

그럼 너는 주인공만 좋아하는 건 아닌 가 보네. 

그런가 봐. 그래 나는 네가 주인공처럼 보여서 좋은 건 아닌가봐. 

그럼 너는 내가 왜 좋지? 

그냥 말라있는 네 모습이 엄청 깊이가 있어보여. 너는 뭔가를 알고 있을 것만 같아. 

너는 나보다 빗방울도 햇살도 바람도 더 많이 알고 있을 거 같아. 

벌레들도 더 많이 알고 있을 거 같고. 

그게 뭐가 멋지지? 

모르겠어. 뭔가 엄청 멋진데. 너는 굉장히 간지가나. 

간지가 뭔데? 

몰라 사람들이 뭔가 멋지면 간지가 난데. 

이 글을 쓰는 조르지오는 이 사진을 보면서. 간지가 난다. 라고 생각했다더라. 

걔는 왜 그런 생각을 한데? 

일단 검은 색을 잘 썻고. 빛도 멋지고. 초록도 멋지고. 너의 그 고동회색이랑 여백도 좋고. 몰라 주절주절 뭐라는 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얘도 뭔가 이런 사진을 찍고 싶데. 

우리가 멋지다네. 

우리가 멋지다고 했지. 내가 멋지다고 하진 않았잖아. 

그래 뭐 나도 인정해. 나도 내가 잘생긴 건 알아. 근데 네가 멋져서 너에게 멋지다는 거야. 

멋지다는 네 말은 기쁘지 않지만. 네 눈빛은 나를 기쁘게 하는 구나. 

알 수 없지만. 네가 나를 좋아하는 눈빛이. 반짝여서 나도 기분이 좋아. 나는 내가 스스로 멋지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꽤 잘 늙었다고 생각은 하고 있어. 

나의 바짝 마른 잎새가 펴지라고 비싼 화장품을 찾을 까도 했고. 집이랑 자동차도 사야겠다. 뭔가 만원짜리 옷보다는 30만원짜리 옷을 입어야 겠다고도 

생각했었어. 그런데 나는 너처럼 푸르를 수 없다는 걸 알아. 나는 이 상태고. 이제 더 바짝바짝 말라서 곧 떨어지게 될꺼야. 

바닥에 떨어져 밟히고 쓸려서 쓰레기장으로 가버리게 될꺼야. 그리고 나를 닮은 네가 가운데 자리에 있을 꺼야. 

그때 네가 나를 떠올려 주면 반갑겠다. 

푸름아 고마워. 너는 나를 반짝이게 해주었어. 내 꿈은 이제 누군가의 책장에 놓여지는 것이야. 

책 앞에 나를 보며. 죽음이 20년쯤 남은 혹은 10년쯤 남은 사람의 방에서 그 사람이 나를 소중하게 다뤄주고 나와 대화하기를 원해. 

그게 나의 꿈이란다. 

푸름이가 주인공이 되는 꿈을 계속 꾸기를 진심으로 활짝 웃으며 응원한다. 

주인공이 되거라. 



 

해지는 하늘에 물이 들면. 

4층 자취방 창으로 고개를 내밀어 

저어멀리 지나가는 친구가 없나 두리번 거렸다. 

할 일이 없던 대학시절의 저녁에는 술을 마셔야만 했다.   

그게 다 하늘 탓이라 했는 데. 과학적으로 일리가 있다는데. 

알랭드보통 처럼 설명할 재간이 없다. 



# 서른 여섯의 1월

나를 이루는 00%의 물처럼 

나를 이루는 대다수의 술자리에서 쏟아지는 지식이 이렇게 물 같다. 


무릎팍도사를 보며 무릎을 치고 있던 나와 아빠에게 엄마는

"남의 인생 봐서 뭐해!" 하고 소리를 지르셨다. 



# 술 유전자


술 한모금 입에도 못 대는 엄마는 아들.아들.아들.딸 중의 막내 딸이였고. 

술 한잔 마시면 얼굴이 벌게지는 아빠는 아들.딸.아들 중의 첫째 아들이였다.


제사는 1년에 10번 정도 지냈다 

"다녀왔습니다!" 하고 가방을 던지면 할머니는 여다지 나무 문을 빼꼼열고. "옴마니반메옴"하고 인사를 받아주셨고

뒷채로 달려가면 엄마는 피아노를 가르친다. 옆집 할머니가 갓난아기였던 교덕이를 보살펴 주셨다.  

아빠는 당시 수업시간에 울리는 학생 삐삐를 던져버렸다는 혈기가 지나친 선생님이었고. 

술을 잘 마시던 막내 삼촌은 목소리가 컸는데. 잘 나가는 회사를 그만두고 했던 위성TV 사업이 망했고

두번째 자동차 악세사리 사업을 시작하는 때 였는데. 아빠한테 엄마가 화를 자주 낸 걸 보면 뭔가가 있었다. 

   

그 때는 엄마는 영화도 안보고. 낭만이나 야망이 없어. 여자는 나이가 들면 소녀를 잃어버린다더니 하고 생각했는데.

엄마가 2018년의내 나이 서른 여섯에서 마흔 넷 까지의 정도의 나이였구나. 딸은 애를 낳아야 엄마를 안다는 데.  

글을 쓰면 엄마를 더더더 잘 이해할 수 있구나. 


베로니카랑 삼겹살 이랑 맥주 한잔하면서 이 이야기를 안주 삼아야지.  




# 술 숙제 


목요일에는 5년 만에 현주차장님을 만났다. 과거의 현주 차장님은 목요일에 현주 시디님이 되어 있었고. 월요일에는 현주 선생님이 될 것이다. 

[술에 대하여 써와] 10년 만에 글쓰기 숙제를 받고. 술을 한잔 마시러 갔다. 




# 목요일 사건 발단  


1차에서 술을 마신 이유는 압구정의 묵전에서 굴. 보쌈을 시켰는데. 막걸리 한잔은 뭐랄까 공식이였다. 

2차에서 술을 마신 이유는 바를 하는 진우가 라이언이라는 포메라이언을 분양을 받았는데 "키울래요?" 하면서 일단 와서 얘기를 하재서 갔더니.

조소과를 나온 목요일의 언니가 아이코스를 선물해 주신 덕에 신이 난 나는. 화이트 와인 한 잔만 마신다더니. 한 병을 마셨다.  

신을 받았다는 일본 뮤지컬 에이전시의 범이와 수다를 떨던 덕에 발레타인 한잔을 마셨다. 이제 목언니와 범이는 떠났고. 

바에 있던 성형에 4천만원을 썼다는 패션하는 순돌이랑. 대학은 안갔고 대신 외국어를 열심히 했다며 가이드를 해서 돈을 벌겠다는 

나이보다 나보다 어른스러운 에스지원너비에게 데낄라를 쏘고 있었다. 새벽 4시다. 

모두를 보내고 호피무늬 자켓을 입은 진우랑 보광동 순대국밥을 먹고 헤어졌다. 




# 술난의 시작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재난의 숙취가 하울*의 검은 기운 처럼 나를 잡아 삼켰다.  

오한에 소화불량. 이게 정녕 숙취인가요? 예전엔 안 그랬는데. 왜 이러지!! 

약국에 2틀 연속 가서 심각하게 질문했다.  숙취인가? 감기인가? 체한 것인가?


[나는 드디어 술을 아주 그냥 막 마실 수 없는 간이 되었구나.] 



# 술노래 


토이의 애주가라는 노래를 자주 불렀다. 바비킴의 한잔 더는 더 자주 불렀다. 


술이란 무엇일까? 어젯밤에 그녀에게 사랑 고백 하던 용기가 어디서 생겼을까? 정말! 

술이란 마법같지. 한잔 더! 


술이 마술이지. 암 그렇고 말고. 마술사는 저 해 지는 하늘 이고! 친구 때문이고! 사랑 때문이고! 꿈 때문이고! 삼겹살 때문이고! 시 때문이고! 재즈 때문이야! 

그 덕분에 과연 진정한 사랑과 친구와 낭만과 창작과 꿈이 생겼는가? 무엇을 손해봤는가!? 는 따져서 뭐해~ 후회해서 뭐해!

신났다. 신나게 마시고 놀았고. 뛰어 다녔다. 이제 못 마시는 간이 되었으니 못 마실 뿐 술 못 마셔서 못 마시지. 안 마실 이유 없지 않소? 


우리의 알딸딸한 인생을 위하여! 술 취한거야? 글에 취한거야? 




# 에필로그 


저 사진은 해가 뜨는 사진입니다. 

해 뜰때까지 마시는 술은 정말 좋지요. 사람이 좋아서 마시는 술이니까요. 젊음이 마시는 술이니까요. 

술 너 참 좋구나. 이따 또 마셔야지. 




2018.01.21~22 


:: 2018. 1. 21. 07:27 문방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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