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새벽도시의 불빛 무희 위에 어울리지 않는 '범흥이주공사'가 있었다. 볼 때 마다 이름을 다시 물어보고, 같이 수업을 들은지 1년쯤 지나면, 어느 날 우연히 '볼 때마다 이름을 물어 보게 되는 사람'이 두번째 줄 쯤에 조용히 앉아 있는 모습을 멍하니 보게 될 때처럼, '범흥이주공사'가 눈에 들어와, 일상적으로는 카메라를 꺼낼 일이 전혀 없는(주로 술에 잔뜩 취해 시끌벅적 떠들면서 내려가거나, 언덕을 내 달음치거나) 그 곳에서 카메라를 들었다. 낮이 되면 언제라도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모든 것을 안다고 말하는'자들의 결국 알량한 감정 폭발에 불과한 것을 사회의 정의이자, 선배의 조언이란 발길질로 무희들이 거리 위에 잠든 사이에 소리치며, 신나게 죽여버리는 것을 막아주는 말이 없는 수호자 같은 느낌이 들었다.
2009 이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