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황사가 잔뜩 온다고 했던 거 같은 거는 화창한 봄 날씨가 너무 좋아 한참을 걷다가, 온 얼굴을 꽁꽁 감춘 마스크 걸을 만나고 나서부터 왠지 목이 쾌쾌해 지는 것이 그제서야 황사다 했다. 길을 따라 걷다가 길 옆으로 그때의 우리처럼 줄 서 있는 나무를 한참을 보게 되었는 데, 왠일인지 어떤 녀석이 평소의 그것과 달라보이기 시작하면서, 줄줄이 서 있는 그것들이 모두 사람들 성격처럼 다 다른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날. 찍은 것이다. 소월길/mar/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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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해당하는 글들
- 2009.04.06 일상이 다른 시선으로 보이기 시작할 때.
- 2009.04.06 소녀는 집에 들어가고,
- 2009.03.06 신세계 백화점
- 2009.02.04 행동의 양식
- 2009.02.04 탈출
3월에 황사가 잔뜩 온다고 했던 거 같은 거는 화창한 봄 날씨가 너무 좋아 한참을 걷다가, 온 얼굴을 꽁꽁 감춘 마스크 걸을 만나고 나서부터 왠지 목이 쾌쾌해 지는 것이 그제서야 황사다 했다. 길을 따라 걷다가 길 옆으로 그때의 우리처럼 줄 서 있는 나무를 한참을 보게 되었는 데, 왠일인지 어떤 녀석이 평소의 그것과 달라보이기 시작하면서, 줄줄이 서 있는 그것들이 모두 사람들 성격처럼 다 다른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날. 찍은 것이다. 소월길/mar/09
오후, 학교가 끝나고 소년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 골목도 기웃하고, 저 골목도 기웃한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소녀가 간다. 저 골목으로 소녀가 들어간다.
소녀는 머리보다 높은 문고리를 당기고 들어갔다. 소년이 그 뒤에 멀찌감치 보고 있었다. itaewon/seoul/mar/2009
수요일 낮에 시간이 있다.
3시간 반.
그 시간에 무엇을 해야 손해보지 않을 수 있을지
평소처럼 생각을 하다
명동에 갔다.
강요된 목적의식
재화에 대한 무관심
1000원에 2개하는 스프레이로 간장을 뿌리는 재미 뿐인 만두를 먹는다.
왠지 내가 선 이후로 일본손님들이 많이 왔고
왠지 조금은 더 넘어선 마음으로 주인이 인사하는 거 같아
인정받은거 같은 마음에 기분이 좋아진다.
그저 먹을 것들이 궁금했다.
그러다 소세지 핫바, 깻잎 핫바, 고추 핫바를 먹을까
천오백원짜리 집에서 먹을지 천원짜리 집에서 먹을까
고민을 하다.
고추 핫바를 집어들었다.
맛보다, 나에게 무심한 사람들 사이에서
빨간 케첩쏘스와 노란 마요네즈쏘스가 흐를까 홀짝거리며
애비뉴엘에 들어선 내가 재미있을 뿐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휘청거리다 멋진 쇼윈도를 마주하는
정류장의 잡화점을 바라보다
내 자리로 돌아오다.
그저 그 사이에도 드는 생각은
어저 이곳에 오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었다.
3시간 반.
그 시간에 무엇을 해야 손해보지 않을 수 있을지
평소처럼 생각을 하다
명동에 갔다.
강요된 목적의식
재화에 대한 무관심
1000원에 2개하는 스프레이로 간장을 뿌리는 재미 뿐인 만두를 먹는다.
왠지 내가 선 이후로 일본손님들이 많이 왔고
왠지 조금은 더 넘어선 마음으로 주인이 인사하는 거 같아
인정받은거 같은 마음에 기분이 좋아진다.
그저 먹을 것들이 궁금했다.
그러다 소세지 핫바, 깻잎 핫바, 고추 핫바를 먹을까
천오백원짜리 집에서 먹을지 천원짜리 집에서 먹을까
고민을 하다.
고추 핫바를 집어들었다.
맛보다, 나에게 무심한 사람들 사이에서
빨간 케첩쏘스와 노란 마요네즈쏘스가 흐를까 홀짝거리며
애비뉴엘에 들어선 내가 재미있을 뿐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휘청거리다 멋진 쇼윈도를 마주하는
정류장의 잡화점을 바라보다
내 자리로 돌아오다.
그저 그 사이에도 드는 생각은
어저 이곳에 오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었다.
2009 창경궁 or 창덕궁
어둠의 궁으로 넘어가면, 궁에서 사라진 모든 육체의 주인들이 내 곁으로 와서 춤과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그것은 사실이다.
어둠의 궁은 마치 사랑하는 이태원을 닮아서, 그 즐거움으로 궁 밖으로 나오는 일이 한 달에 한 번 생기면 많은 것이 될 것이다.
이것도 사실이다.
어둠의 궁전을 홀로 걷기 위해,
닌자 교육을 받거나(꼭 벽을 탈 수 있어야함)
대통령이 되거나(국무총리 얼굴은 모르는 사람이 많으니까),
궁을 지키는 자가 되거나,
하는 일들은, 언제나'바쁘다'는 핑계로 제쳐둔다.
이것이 오늘 사실 중에서 가장 슬픈 사실이다.
그것은 사실이다.
어둠의 궁은 마치 사랑하는 이태원을 닮아서, 그 즐거움으로 궁 밖으로 나오는 일이 한 달에 한 번 생기면 많은 것이 될 것이다.
이것도 사실이다.
어둠의 궁전을 홀로 걷기 위해,
닌자 교육을 받거나(꼭 벽을 탈 수 있어야함)
대통령이 되거나(국무총리 얼굴은 모르는 사람이 많으니까),
궁을 지키는 자가 되거나,
하는 일들은, 언제나'바쁘다'는 핑계로 제쳐둔다.
이것이 오늘 사실 중에서 가장 슬픈 사실이다.
picture frame 2009 1 berlin
동선의 범주 안에서 움직임을 반복하기를 뛰어넘고,
비슷한 식의 말하기를 저지하고,
늘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같은 곳만 읽고 있는 책은 찢어 버리고...
올해를 보내고나면, 진짜 탈출을 하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