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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1.14  점심시간에 대한 꿈
  2. 2011.11.13  지금
  3. 2011.09.28  비상식이 상식
  4. 2011.09.27  산 세바스티앙
  5. 2011.09.14  YOU ARE HERE








하루에 한 번

점심시간이 끝나면

그처럼 앉아
푸른 잔디 앉아
큰 하얀 남방을 입고
따뜻한 햇살 카페트에 누어
티브이 대신
노트북 대신
거대한 나무를 바라보며
단 10분 만이라도

청담동에서

@ 신트라. 포르투갈. 2011





지금 :: 2011. 11. 13. 12:28 molskin



내가 키우는 물고기는 TV에 살면서 내가 넣어주는 돈을 종종 먹고

내 눈은 길어서 멀리 있는 사람 넘어지는 건 잘 보는데

나 다치고 너 자빠지는 건 잘 못보고

팔 끝에는 어플리케이션 60개인 아이폰이 달려있고

손가락은 겨드랑이에 달려 하루 종일 키보드를 잘도 치네

입술은 늘 치즈치킨을 먹은양 노랗고

발은 검고 노란 토마토 위에 묶여 사네

콧구멍은 턱 밑에 달려 위에 냄새는 못 맞고 아래 냄새만 잘도 맡아

일요일에 산 만화책은 백성귀족이랑 아즈망가 특별판.

빌리배트를 보고나니

왠지 감독님이 들려주신 박감독님 폭탄 스토리가

예사롭지 않아

융의 그림으로 이해하는 ? 어쩌고 저쩌고라는 책을 살까 말까 했었는데

그 책에 엄청난 호기심이 일었다가

다시는 그림을 그리지 못할 거 같아.

다시 책 속에 넣길 잘 한거 같아

모르는 게 약이 잖아.


자. 오늘도 다들 굳건히 화이팅 ~


비상식이 상식 :: 2011. 9. 28. 10:18 molskin






마드리드에서 밤 버스를 타기로 했다.
영어가 안 통하는 곳이라서
숫자를 써서 가는 표와 돌아오는 표를 샀다.
시간이 남았다.
레알마드리드 경기장에 다녀오자.
일을 하면서 학교를 다닌다는 앤이 큰 길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렇게 정처없이 돌아다니다가 다시 걸어서 터미널로 돌아왔다.
한산해진 터미널에는 어디로 가는 지 알 수 없는 중국인 아프리카인 흑인들이
벤치에 누워 잠을 잔다.
나도 현영이가 챙겨준 애플파이와 사이다를 먹다.
잠을 좀 자기로 했지만. 마음이 살짝 두려웠다.
항상 무언가를 잃어버릴까 안달했다.
잃어버려도 괜찮을텐데...
새벽 버스를 타고 6시간쯤 달려 스페인 북쪽 산 세바스티앙에 도착했다.
터미널 근처 작은 카페에서 대충 커피를 시켜 마시고
나오니. 인도에서 왔다는 사람들이 말을 건다.
부랑자 여자가 말을 걸자. 인도 사람들이 날 피하게 해준다.
화장실에 가고 싶다.
늘 그렇듯이 호텔로 들어갔다.
저지 당했다. 지도는 얻었지만. 화장실은 얻지 못했다.
밖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고 한다.
시골인편이라. 해가 뜨고 한참 뒤에 첫차를 탔다.
광장의 시위대도 잠을 자고. 몇몇은 아침을 맞는다.
일단 그냥 걷는다.
큰 배낭이 무거워 평소보다 조금 빨리 거리를 물어본다.
서핑 호스텔은 응답이 없다.
그래서 해변으로 갔다.
해변에서 글을 쓰기로 했다.
파도 방울을 맞으며 글을 쓰고 있으니
파란색 체육복을 가춰입은 할아버지가 어깨를 토닥여 준다.
사람들은 뛰기도 하고 걷기도 하고 앉아 있기도 했다.
아침 8시의 풍경
비가 올 것 같더니 비가 왔다.
미술관은 한 적했고. LG 모니터는 눈부셨다.
전 세계인들을 인터뷰한 영상을 보다 잠들다 일어나서 바다로 나왔다.
해변을 좀 즐길까 했는데 날씨가 흐리다.
수영복을 살까 하고 갔더니. 비가 온단다.
우리는 같이 웃었다.
그래도 해변에 누웠다.
서핑을 한다.
나도 곧 서핑을 하고 싶다.
호스텔에서 처음으로 사람들을 만났다.
미국에서 온 여자애들은 밉상이었다.
냄새가 난다. 방구를 자꾸 뀐다.
테이블에 앉아 내내 불평이다.
아르헨티나에서 온 여자애는 여행자 냄새가 났다. 좋다.
내 침대 밑에 러시아 남자애는 여기에 뭐하러 온 걸까.
하루 종일 컴퓨터만 하고 있다.
다음 날 아침. 자전거를 탔다. 거리의 누군가에게 지도를 펴고. 손가락으로 그 사람을 가르키며
" YOU. BEST"
두 마디에 알아듣고 산 꼭대기에 동그라미를 그려준다.
그래서 올라갔다.
좋다.
떠나려니까 해가 번쩍 떴다.
바다가 눈부시게 일렁였고
내 마음도 숨을 쉬었다.

그리고 나는 빌바오로 갔다.

P.S 버스 터미널로 돌아가는 버스는 도시를 다 돌아 나갔다.
그러다보니. 종점인 어느 시골에서
기사인 그녀가 담배를 한대 피웠다.
우리는 사진을 한장 찍고
맘껏 웃었다.


산 세바스티앙 :: 2011. 9. 27. 19:17 Madrid







레이나 소피아가 문이 닫혀 있었기에
밖에 구경을 더 재미있게 했다.

촌스럽게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피곤한 일상, 미운 사람으로 지친 일터로 괴롭게
집으로 돌아갈 때
그 거리에 서서 내눈으로 본 그것이 전두엽에 영사된다.
그러면. 금세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생리통 약처럼

다른 데는 안 그랬는데
이상하게 여기는 그런다.

그 거리들에 혼자 였기에 온전해 진 건가.

@ 2011 madrid





YOU ARE HERE :: 2011. 9. 14. 08:18 29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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